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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디가?

에버랜드에서 나비체험관 꼭 가세요

by 홍개구리 2024. 3. 25.

세차게 불던 찬 바람이 갑자기 멈추고 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미세먼지 없는 맑은 공기의 주말이 찾아왔습니다. 때마침 아이의 기침, 콧물감기도 멈춰서, 몇 달 동안 방문하지 못한 에버랜드를 가자고 아이를 꼬셨습니다.

나비체험관에서 찍은 아들 사진

갑작스럽게 결정한 게 화근이었을까요? 에버랜드는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인데, 아이가 멀미를 했고, 겨우 도착한 제1주차장은 자리가 없다며 출입을 통제했습니다. 급히 유턴하여 제2주차장으로 향했는데, 그곳에서는 에버랜드 순환버스 정류장과 가장 먼 곳에 주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힘들게 에버랜드 정문에 도착하고 나니 10시 15분 정도였는데,  입장하기 위해 에버랜드 어플을 켜자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접속해서인지 40분 정도 정기권 QR코드가 조회되지 않았습니다. 겨우 11시에 정문을 들어갔고 이후에 유모차를 접을 때 핸드폰이 떨어져 휴대폰 뒷면이 박살 났습니다. 정말이지 되는 것이 전혀 없는 하루였습니다. 그래도 이 글을 작성할 수 있는 것은 나비체험관에서 1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비나라에 찾아간 동화 속 주인공이 잠시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행복했기 때문입니다.

나비체험관은 정문을 통과하면 커다란 팬더곰 조형물 바로 옆에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별게 없겠지...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문해 볼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이가 좋아하는 청룡열차나 한 번이라도 더 태워야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오늘은 멀미를 해서인지 청룡열차를 한 번 타더니 토할 것 같다고 하여 '괜히 왔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관람객도 엄청 많고 에버랜드 어플도 불안정해서 스마트 줄 서기도 작동 안 하는 상황으로 모든 놀이기구가 현장줄서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놀이기구를 탈 수 없는 날이라고 생각하며, 이왕 힘들게 에버랜드까지 왔는데, 동물들이나 구경하면서 간식이나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팝콘을 아이에게 사주고 호랑이, 원숭이, 새, 펭귄을 보다 보니 아이는 맛있는 팝콘도 먹고 동물도 구경하고 날씨도 좋으니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꼭 놀이기구를 탈 필요는 없었나 봅니다.

어찌어찌 동물들을 보러 다니다 보니 나비체험관으로 가게 되었는데, 엄청나게 많은 관람객 치고는 대기시간이 15분으로 짧았습니다. 1시에 시작하는 물개공연까지는 시간이 30분 정도 남았기 때문에 잠시 시간 때울 겸 나비체험관에 들어갔습니다.

안내자의 간단한 소개를 듣고 나비를 만나러 입장하니 작은 공간이긴 하지만 많은 양의 꽃이 가득 심어진 실내정원에 수많은 나비가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정말 동화 나라에 들어간 주인공이 된 듯했습니다. 한쪽에는 꽃다발이 있는데, 그 꽃다발을 이용하여 나비를 유혹하며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이의 이쁜 모습을 찍기 좋은 공간입니다. 다른 한편에는 나비 애벌레와 번데기들이 나비가 되기를 준비하는 공간도 있어, 아이의 교육적인 면에서도 좋은 체험관 같았습니다.

정신없이 나비를 눈으로 좇다 보니 물개공연할 시간이 다가와 부랴부랴 체험관을 빠져나갔습니다.

물개공연을 보고 이어서 새 공연도 보고 난 뒤 집에 갈까 했는데, 아이는 나비를 한번 더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한번 더 보고 싶기도 하여 나비체험관을 한번 더 방문했습니다.

천천히 느긋하게 나비체험관을 관람하고 빠져나오니, 나비인지 나방인지 뭔지 모를 날아다니는 곤충 한 마리가 에버랜드 광장을 날아가고 있습니다. 그 곤충을 보고 있으니 내가 나비라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었지만 햇빛 한번 쬐지 못한 채 실내에서만 살아가야 하는 것과 위험하고 배고프겠지만 천장 없는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것 어느 것이 더 행복할까 잠시 고민했습니다.

오늘은 일진이 사나워 제대로 된 사진은 찍지 못하고 나비를 예뻐하는 귀여운 아들을 눈으로만 담았습니다.